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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11 22:42
3년 2개월 수를 알아가요
 글쓴이 : 임미령
조회 : 1,858  
 
< 3년 2개월,  수를 알아가요>
출처: 새로 쓰는 육아 이야기 베이비 트리
 
* 조영미: 현재 공주교육대학교 초등수학교육과 교수로 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에서 교육학(수학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자연과 함께, 스스로 피어나는 교육’을 추구하는 15년제 대안학교 "꽃피는학교"의 유치과정과 초등과정에 아이들을 보내면서,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열심히 ‘수학’을 찾아보는 취미를 갖고 있다.
 
 
 
 
■ 3년 2개월
사과를 한 개 먹으면서 "내가 한 개 먹는다"라는 말을 한다. 엄마가 내친 김에 물어본다.
엄마: "누나도 먹으면 몇 개야?", 해님이: "두 개“
엄마: "엄마도 먹으면 몇 개야?", 해님이: "세 개"
엄마: "아빠도 먹으면 몇 개야?", 해님이: "네 개"
‘한 개’ 다음에 ‘두 개’, 그 다음에 ‘세 개’, 그 다음이 ‘네 개’라는 것을 안다. 수의 순서가 어느 정도 아이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2년7개월경 아이는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까지 읊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읊었던 수가 이제는 수의 순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의 순서를 말할 수 있는 것과 어떤 양의 개수를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여전히 ‘O O O’를 두고 “세 개”라고 말하지 못하며, ‘O O O O’를 두고 "네 개"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어떤 양의 개수를 말하게 되기까지 더 많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 3년 6개월
자기 전에 읽는 동화책에 "하나, 둘, 셋, 넷, 다섯"이라는 구절이 있다. 천천히 읽자니, 해님이가 혼자서
"여섯"
이라고 다음 수를 말한다. 가만히 두고 본다. 어디까지 셀까?
"일곱, 여덟"
그 다음에 훌쩍 건너뛰어 센다.
"열하나, 열둘, 열셋".
수 세기가 멈추자, 엄마는 동화책의 다음 구절을 읽어 준다.
아이의 수 세기가 이제 열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것도 무려 열셋까지! 또한 ‘열하나, 열둘, 열셋’이라고 세는 것을 보니, ‘하나, 둘, 셋’ 간의 순서는 확실히 자리 잡은 것 같다. 만약 스물을 알고 있다면, ‘스물하나, 스물둘, 스물셋’이라고 자연스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3년 6개월
밥을 먹는데, 해님이가 배가 부르다면서 안 먹겠다고 한다.
"세 번만 더 먹어"
라고 하니 되돌아온 답,
"일곱 번만 먹을게. 세 번은 너무 많아."
엄마는 속으로 하하하 웃는다.
해님이는 밥을 아귀아귀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밥을 모두 다 먹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연달아 수를 읊을 때는 일곱이 셋 앞에 나올 리 없지만, 그것들을 낱낱으로 떼어 적용할 때는 헛갈리기도 하고 순서가 제대로 의식되지 않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입에 배어 자연스레 한 덩어리로 읊었던 것을, 열 개의 독립적인 숫자로 알고 숫자들 간의 관계를 적절히 사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 3년 9개월
3층짜리 건물에 들어섰다. 한 층 한 층 올라가 3층까지 왔다.
"삼층이네"
라고 말하자, 해님이가 작은 머리를 들어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계단을 쳐다보며
"사층은?"
이라고 말한다.
한 개 다음에 두 개, 그 다음이 세 개, 그 다음이 네 개인 것을 알고, 또한 일층 다음에 이층, 그 다음이 이층, 그 다음이 삼층, 그 다음이 사층임도 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수를 읽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 둘, 셋, 넷과 같이 한글로, 일, 이, 삼, 사와 같이 한자로 읽는 것이다. 아이들은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익힌다. 삼층 다음을 ‘네 층’이라고 말하지 않고 관습에 맞게 ‘사층’이라고 하는 아이를 보면서, 언어생활의 은근하면서도 강력한 힘이 새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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